절실한 박주영, 마지막 기회를 잡아라

Posted by Soccerplus
2013. 3. 21. 09:3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지난 경기에서 박주영 선수가 셀타 비고에서 4호골을 넣었습니다. 리그 3호골, 팀이 3:0으로 뒤지다가 교체투입되자마자 넣은 골이었습니다. 100일이 넘는 시간동안 골이 없었는데, 그동안 박주영 선수의 위상이 많이 쳐졌습니다. 언론은 박주영의 임대가 실패라고 단정짓기도 했고, 감독이 바뀌면서 5경기동안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기도 했습니다. 지난 시즌 아스날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잊어갈 무렵, 다시한번 불운이 겹치면서 부활의 기회는 점점더 멀어져갔습니다. 

지지난주 주말에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박주영선수는 정말 오래간만에 피치를 밟았습니다. 후반 36분, 단 10분의 출전기회였죠. 박주영 선수의 경기를 챙겨보기가 힘들지만 운이 좋게 경기를 시청하였는데 그 10분간 박주영 선수의 절실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는 박주영 선수에게 큰 전환점으로 작용한 듯 보입니다. 골은 넣지 못했습니다만 레알의 뒷공간을 공략하며 골대를 맞추기도 했고, 자신있는 드리블로 슛팅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 경기가 끝나고 레알 마드피드의 촉망받는 수비수 라파엘 바란은 박주영의 움직임에 대해 칭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팀에는 아스파스라는 대들보가 있습니다. 경기를 보다보면 단연 에이스라는게 느껴지는 기량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시즌 임대해온 선수에게 에이스의 자리를 넘겨줄수는 없습니다. 물론 박주영에게도 에이스의 자리를 받아올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그의 폼이 올라오려하면 다시 벤치에 내려가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경기에서도 일찌감치 교체되는등, 임대선수 신분이라는 제약이 매우 크게 작용했던 점이었습니다. 

그런 박주영에게 우연히 앞으로 최소 4경기동안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에이스인 아스파스가 지난 경기 퇴장으로 인해 최소 4경기를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팀에서 아스파스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는 바로 박주영입니다. 아스파스의 파트너의 입장이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아스파스의 대체자를 생각해본다면 박주영이 가장 적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스파스가 없는, 박주영이 주전 공격수로 나서게될 앞으로 4경기는 그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아스날에서 임대되어온 후, 셀타 비고에서 부활을 노렸습니다만 리그 28라운드까지 좋지 못한 성적을 냈죠. 시즌이 2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4골이라는 득점은 절대로 칭찬해줄 수 없는 기록입니다. 그에게 이번 시즌이 중요했던 이유는 그가 여전히 '아스날'소속이기때문입니다. 아스날에서 기회가 주어질리가 만무한 상황에서, 그는 이번 시즌의 활약을 통해 올 여름 새로운 구단을 찾아야 합니다. 셀타 비고는 그에게 완전이적조항을 갖고 있지 않고, 그럴 여력도 없어보입니다. 

지난 여름에도 느꼈듯, 박주영은 쉽게 임대해가기 어려운 선수입니다. 그를 데려와 큰 전력상승이 예상되는 중하위권팀들이 감당하기 힘든 주급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 셀타 비고로의 임대역시도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아스날에서 1년을 더 경기기회를 받지 못하고 벤치에 머무른다는 것은 선수인생에 있어서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이번 시즌의 활약은 중요했습니다. 

기회를 어느정도 받았지만 생각만큼 주어지지 않았고 골대불운등 운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10경기, 그중에서도 아스파스가 없는 그중 절반정도의 경기는 박주영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움직임도 중요하고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골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셀타 비고가 그의 골로 인해 승리를 거둔다면 더욱 더 좋겠지요.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것이 그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주에 경기를 치루고 스페인으로 돌아와 제 컨디션을 못찾은 상태로 경기를 치루는 것보다 현지에서 완벽하게 컨디션을 유지한 뒤 그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편이 더 나아보입니다.

다음 경기가 바로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라는 것은 크나큰 부담이 될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리그우승을 거의 확정지었고, 경기가 끝난 뒤 바로 파리원정을 떠납니다. 분명히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죠. 국가대표팀 경기를 통해 체력이 떨어져 있는 선수들은 휴식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에 대한 긴장감도, 선수단의 전력도 약간은 느슨해진 바르셀로나는 박주영에게 기회의 팀입니다. 이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다시한번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좋지 못한 시즌을 보이고 있지만, 남은 10경기에서 박주영에게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주영의 경기를 기대하는 이유는 그의 몸놀림이 정말 좋아진 것을 단 10분만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절실했고, 속으로 많은 마음 고생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설움을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풀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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