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기성용 중원라인, 어떤 모습일까

Posted by Soccerplus
2013. 3. 22. 09: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2000년대, 그리고 최근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램파드와 제라드의 공존문제였죠. 램파드와 제라드, 첼시와 리버풀을 대표하고 이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두 선수는 서로의 상성이 좋지 못했습니다. 2006년 월드컵은 이 두 선수뿐만 아니라 잉글랜드가 상당한 전력을 꾸리고 나왔던 대회였는데 램파드와 제라드의 중원라인은 약점을 노출하면서 아쉬움을 샀습니다. 세계적인 두명의 미드필더의 조합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라인에 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하그리브스를 투입하고서야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후 제라드는 램파드의 파트너가 아닌 측면에 기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한국의 제라드와 한국의 램파드가 있습니다. 이제는 대표팀의 대들보로 자리잡은 기성용과 구자철입니다. 기성용선수는 제법 일찍부터 대표팀에서 자리잡았지만, 구자철 선수는 2011년 이후에나 대표팀에 등장했습니다. 구자철 선수는 조광래감독시절 주로 공격적인 위치에 자리를 잡았고, 최강희 감독이 오고나서는 대표팀 예선에서 부상등으로 실전투입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기성용의 파트너로 많은 선수들이 오고 갔습니다만 아직 확실한 적임자를 찾고 있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전에서는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추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평가전에서야 어느정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만, 아직 확실하게 실전에서 눈도장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기성용이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구자철은 원톱 아래에 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4-4-2, 혹은 4-1-4-1이 예상이 되는데 중앙 미드필더의 두 자리에 구자철과 기성용 선수의 투입은 확정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여지껏 4-2-3-1과 같이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한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는 전술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투톱카드나 4-1-4-1 시스템을 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중앙에 구자철과 기성용의 호흡이 필수적입니다. 

기성용 선수는 이미 수비형 미드필더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선수입니다만, 대표팀에서는 박종우, 신형민, 김정우 같이 그보다 더 수비를 잘하는 선수와 함께 뛰었습니다. 기성용은 수비도 수비지만 대표팀의 공수를 조율하는데에 더 많은 역할이 부여되었습니다. 하지만 구자철과 호흡을 맞추게 될 경우 두 선수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만약 4-4-2에 구자철과 기성용만을 미드필더로 투입하는 전술을 사용하게 된다면 어느정도 모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미드필더에 확실한 수비옵션을 넣어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두 선수모두 4-4-2에서는 제대로 뛰어본적이 없고, 4-2-3-1에 최적화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미드필더에 세명을 두는 것과 두명을 두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고, 아직 손발을 제대로 맞춰본 적이 없습니다. 

잉글랜드의 램파드와 제라드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두 선수의 밸런스를 맞추는데에 실패했기 때문이죠. 두 선수의 공격본능을 제어하지 못했고,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1의 윈윈효과가 아닌, 1+1=0이 되는 아쉬움을 사야했습니다. 구자철과 기성용도 이러한 결과를 낼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를 대비해 구자철과 기성용 아래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전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포항의 황지수선수가 거론되고 있는데, 빠른 카타르의 공격진을 봉쇄하기 위함입니다. 황지수선수가 그의 아래에 받쳐준다면 기성용과 구자철이 더 쉽게 공격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4-1-4-1이 아닌 4-2-3-1처럼 움직이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구자철이 좀 더 공격적으로, 기성용은 후방에 내려와 패스를 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죠. 

어떤 모양새가 되었든, 두 선수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성인 대표팀에도 안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향후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그 이후까지를 생각한다면 대표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할 선수들입니다. 확실한 주전이 없고 매번마다 새로운 얼굴들이 시험을 받고 있는 대표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심점을 해야할 선수가 늘 없다고 느꼈는데, 두 선수의 조합이라면 왠지 무언가를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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