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박지성을 통해 보는 39세 긱스의 위대함

Posted by Soccerplus
2013. 4. 12. 09: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지금으로부터 8년전, 박지성 선수는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에서 잉글랜드의 최고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습니다. 당시 박지성 선수의 나이 24세였습니다. 선수생활의 정점을 찍어가는 시기였고, 그 당시 박지성 선수는 긱스의 후계자자리를 탐하던 많은 선수들 가운데 한명이었습니다. 당시 맨유에는 호날두도 유망주에 지나지 않은 선수였고, 플레쳐, 리차드슨등의 선수들이 윙어진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많이 허약한 전력이었습니다. 

긱스는 그당시 31세의 노장이었습니다. 73년생의 노장이었고 스콜스, 네빌과 함께 당시 맨유에서도 고참에 속하는 선수였죠. 당시 맨유의 중원진이 무너지면서 오셔와 중원을 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윙어로 활동하던 긱스가 본격적으로 중앙으로 오게된 시즌이 바로 05/06시즌입니다. 긱스가 중앙으로 오면서 박지성 선수의 출장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는게 2005년 당시 박지성 선수가 들어가면서 '긱스의 후계자'자리를 노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그의 후보로 있었고, 박지성 전에도 이미 몇몇선수들이 그 자리를 노렸지만 실패하고 좋지 않게 팀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31세의 선수의 후계자를 찾는 것이 이상한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지금의 박지성 선수의 나이가 바로 박지성 선수가 입단할 때, 긱스의 나이입니다. 

글쎄요, 정말로 성실하기로는 정평이 나있는 박지성 선수이지만 박지성 선수의 움직임이나 활동량들이 과거 몇년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박지성 선수가  퍼거슨 감독에게 지난 시즌 중용을 받지 못했던 이유도 그의 기량이 분명히 전성기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이런 이유가 있었다는 것 역시도 인정해야할 사실이죠. 부상도 있었고, 다른 경쟁자들도 있었지만 31세의 나이에 24세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버티기란 정말 쉬운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91년도에 데뷔해 22년동안 맨유에서 꿋꿋히 자신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선수가 바로 긱스입니다. 얼마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스 2차전에서는 본인의 커리어 1000경기를 치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39세, 올 연말이면 40세의 선수가 맨유라는 클럽에서 다시한번 재계약을 끝냈습니다. 2014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하게 되었죠. 정말로 대단한 선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생활에는 문제가 있었을지 몰라도, 긱스는 선수로써 자기관리는 정말로 철저했습니다. 본인의 스피드가 전성기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피지컬적인면은 분명히 하락했지만 이를 멘탈적인 부분으로 극복을 했습니다. 경기를 보는 시야, 패스의 길을 읽는 눈,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발전을 했고, 지금 긱스의 플레이는 축구를 모두 다 깨우친듯한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수비수 한둘정도를 현혹시키는 개인기를 사용하면서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박지성 선수는 부상이라던지, 그의 환경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바꿔가면서 진화를 했었고, 그런 노력으로 7년간 맨유에서 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긱스는 그렇게 22년동안을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감독의 지시를 가장 잘 수용해왔습니다.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스 16강전에서도 전술의 키는 긱스였고, 맨유가 가장 최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을 때도 긱스는 선발출장했습니다. 3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이적을 하고, 윙어들이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서 긱스는 중앙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기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주전들의 줄부상에도 맨유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중앙과 측면에서 모두 맨유 일당백의 활약을 보여주는 긱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팬으로 기분이 나쁜 이야기지만, 당시 측면자원인 박지성 선수보다 당시 38세의 긱스가 우선순위였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긱스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알게 합니다. 

정말 이런 식으로라면 긱스가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다음 시즌의 재계약협상은 이미 끝났습니다. 최소한 2014년 6월까지 맨유의 선수로 뛰게 되었죠. 본인은 앞으로도 40세에 선수생활을 계속할 선수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는 그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맨유라는 초대형클럽에서 23년을 버틴다는 것이 축구역사상 어느 선수에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박지성의 맨유 7년 역사를 가지고도 추억할 거리가 많고, 우리나라에는 전설로 기억될 일인데, 긱스는 그 세배가 넘는 시즌과 다섯배에 가까운 경기를 맨유에서 소화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정말로 대단한 선수인 박지성 선수와 비교를 해보면, 라이언 긱스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더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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