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현지에서 직접느낀 호날두의 인기 (레알 마드리드 vs 레반테 직관기)

Posted by Soccerplus
2013. 4. 7. 07:53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스페인'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정열과 열정의 나라, 플라멩고와 투우,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가우디와 피카소가 생각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축구'를 빼놓고 설명하긴 힘든 나라인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교환학생중 부활절 휴가기간을 틈타 스페인으로 여행을 왔는데 잠시 EPL을 떠나 저도 스페인의 축구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먼저 마드리드에 왔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든 곳이고, 이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라는 이름을 빼고는 설명하기 힘든 클럽이 되었습니다. 이베리아반도의 가장 중심인 마드리드에서도 중심인 솔광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futbol mania'라는 축구용품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한복판에 축구전문점이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앞에는 메시와 호날두의 마네킹이 걸려있습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를 대표하는 두 개의 클럽의 에이스들이죠. 

어제는 마드리드의 훈련장인 발데베바스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에는 맨유의 훈련장인 캐링턴에 다녀온적이 있는지라 선수들의 싸인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를 많이 하고 갔습니다. 가니 서른명정도의 팬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맨유처럼 팬들에게 살가운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있었을 땐 디에고 로페즈, 코엔트랑, 라모스, 에시엔만이 차를 세워 싸인을 해줬습니다. 그역시도 모든 팬들에게 다 해주지 않고 일부만 해주고 떠나더군요. 

그리고 이곳 현지팬들이 훈련장에서도 가장 기다리는 선수는 단연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입니다. 어제엔 호날두만을 보기위해 중국에서 온 팬들도 있었고, 포르투갈에서도 여러명이 왔습니다. 호날두는 람보르기니를 끌고 잽싸게 빠져나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었습니다. 호날두의 람보르기니가 저 멀리서부터 등장하자 이곳 꼬마아이들은 양옆으로 무릎을 꿇고 한번만 세워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하지만 이날 마드리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기분이 안좋은지 거의 모든 선수들이 차를 세워주지 않고 떠나버렸습니다. 

이 곳 기념품가게에 와서 놀랐던 점은 가게에서 축구 유니폼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놓고 판다는 점입니다. 아디다스나 나이키가 아닌 그냥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호날두와 메시의 유니폼은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있습니다. 물론 이곳은 마드리드기에 호날두의 유니폼이 훨씬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마드리드의 풍경을 보여주는 엽서보다는 호날두의 사진이 있는 엽서를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러니 이 곳 시간으로 4월 6일에 저는 마드리드와 레반타의 라리가 경기를 직관하고 왔습니다. 표를 찾는데 시간이 걸려 경기장에 일찍 들어가진 못했지만, 선수들의 입장장면부터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그리고 들어오니 팬들이 호날두의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영국에서는 영어를 쓰니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겠는데, 이 곳에서는 스페인어를 쓰니 당최 무슨 말인지를 못알아 듣지만 크리스티아노의 이름은 똑똑히 들립니다. 상황을 짐작컨데, 호날두가 선발로 나오지 않아 팬들이 많이 불만을 가진 듯 했습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세계적인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이지만 매경기 매진을 기록하는 구장은 아닙니다. 티켓 가격이 현지 팬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기 때문이죠. 스페인 팬들의 열정도 알고 있지만 순수한 클럽에 대한 애정은 오히려 영국이 훨씬 더 강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에는 그대신 많은 관광객들이 레알 마드리드를 보려 경기장을 찾습니다. 오늘도 제 주변에는 영어를 쓰는 미국팬들과 멀리 아랍에서 온듯한 팬들이 자리를 했습니다. 

오늘 경기의 시축은 반기문 UN사무총장님께서 하셨습니다. 같은 한국인이라 너무 반갑더군요. 옆자리 미국인이 한국사람아니냐며 저에게 아는척을 하는데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수비적으로 나온 레반테와 그를 뚫어야 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이었습니다. 주중 챔스리그의 여파로 외질, 디 마리아, 케디라, 바란, 호날두가 경기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상대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좋은 찬스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전반중반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을 하며 실점을 했습니다. 

팬들의 야유가 이어졌지만 이내 경기장은 함성으로 가득찼습니다. 수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단 한명의 선수, 호날두가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이죠. 오히려 실점이 잘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가 레알의 일방적인 경기로 끝나면 호날두의 투입이 그만큼 늦어지거나 경기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팬들은 그라운드의 22명의 선수가 아닌 터치라인 바깥의 호날두에게 집중했습니다. 다행히 레알이 전반 종료직전 두골을 넣으면서 역전을 했고, 몸을 풀던 호날두가 다시 벤치로 향했습니다. 벤치로 향하던 호날두에게 다시한번 박수세례가 쏟아졌습니다. 

경기 중간중간 관중석에서 응원가가 나오는데 메시의 이름이 나와서 깜짝놀랐습니다. 관심이 생겨 찾아보니 호날두와 메시를 비교하는 것이더군요. 'MESSI ENANO' 메시에게 난쟁이라고 놀리면서 'TU  HIJO ES DE CRISTIANO' 크리스티아노에게는 안된다라는 응원가였습니다. 이 곳 팬들도 메시와 호날두의 라이벌구도는 상당히 큰 관심거리인가 봅니다. 

그리고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시작하자 경기장이 뜨거워집니다. 바로 오른쪽 윙어로 나왔던 카예혼이 빠지고 호날두가 투입되었기 때문이죠. 팬들은 일제히 호날두의 응원가를 열창했습니다.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모인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에서도 비교할 수 없는 인기와 실력을 지닌 한 명의 선수였습니다. 

팬들은 호날두가 공을 잡을 때 마다 열광했습니다. 호날두가 투입되자마자 20분정도는 주변 공격수들과 호흡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질타의 시선보다는 환호가 계속되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터치라인 바로 앞자리에서 경기를 관전했는데, 뒤에 있는 현지팬들은 계속해서 크리스티아노 크리스티아노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했습니다. 호날두가 터치라인 가까이 오면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이곳을 한번 봐달라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중반, 호날두가 팀의 세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경기장의 환호가 절정에 달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호날두는 교체되어 들어와 45분간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 3월 맨유와 레알의 경기를 직관했지만 호날두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적은 처음이기에 저도 매우 신기했습니다. 엄청난 스피드와 골결정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그의 움직임을 잡기 위해 동영상을 몇차례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너무빨라 프레임에서 잡아두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결국 몇장의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죠. 

호날두뿐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제가 본 어떤 팀들의 어떤 선수들보다 뛰어났습니다. 공을 잡을 때 마다 여유가 넘쳤고, 개인기량에 자신이 있으니 경기를 치루면서 당황을 하거나 실책에 흥분을 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모드리치, 카카, 외질, 디 마리아, 마르셀로와 같은 선수들의 볼터치와 드리블 스킬을 실제로 보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레반테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두세명씩 다가와도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이 여유있게 벗겨내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헐~ 소리가 나더군요. 가장 최근에 직관한 경기가 3월 30일 볼튼 잉글랜드 2부리그 경기여서 그랬나, 그때의 답답한 경기와 비교가 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선수가 바로 호날두였습니다. 모든 선수들의 몸값이 수백억을 호가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호날두의 가치는 독보적입니다. 그가 경기에 들어오자 경기가 쉽게 풀렸고, 2:1의 경기가 5:1로 끝날 수 있었습니다. 실력뿐만아니라 수려한 외모와 경기내내 감정표현을 숨기지 않는 그의 여유로움은 많은 팬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빛나는 실력과 인기를 보유한 선수, 그게 바로 호날두였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클럽샵에 들렸습니다. 경기를 볼때마다 한번씩 들리는 곳입니다. 이 곳에 걸려있는 유니폼의 위치와 비중은 팀에서의 비중과 인기에 직결되기에 제가 유심히 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호날두의 유니폼은 전체에서 가장 가운데에 5칸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전체에서도 가장 가운데에, 가장 많은 자리에 호날두의 유니폼이 자리했습니다. 벤제마, 모드리치, 알론소, 라모스등 많은 선수들이 주변에 자리했지만, 많아야 3칸이었고, 그마저도 구석에 자리했습니다. 

클럽샵에 나오니 많은 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수들이 나오는 차량을 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수많은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레반테 선수들은 팬들사이로 빠져나오는데 아무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수백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팬들이 양쪽에 줄을 서서 선수들의 차를 지켜보았습니다. 저 멀리서 무슨 차가 나오면 누구의 차인지 다 알더군요. 이날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외질의 차가 지나가자 환호하던 팬들이 갑자기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바로 호날두의 차가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호날두는 팬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마드리드에서 3박 4일을 있었고 이곳 저곳을 다니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곳 마드리드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사람은 엘 그레코도 벨라스케스도, 펠리페 3세도 아닌 호날두였습니다. 그만큼 이 곳 사람들의 축구사랑이 정말 엄청나다는 것과, 그 축구를 대표하는 호날두의 인기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주 화요일에는 바르셀로나에 들어갑니다. 과연 그 곳에서 메시의 인기는 어느정도일지가 궁금해집니다. 이번 경기가 리그 경기로 한번 쉬어가는 축제와 같은 경기였다면 다음 경기는 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맹의 전쟁과 같은 경기가 될 것입니다. 이 곳에서 생생한 현장후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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