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아홉수, 손흥민은 지금 성장통을 겪는중

Posted by Soccerplus
2013. 4. 9.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지난 2월초 손흥민 선수는 기록적인 경기를 치뤘습니다.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였고, FC바르셀로나가 노리고 있고 독일의 주전 수비수인 훔멜스를 앞에 두고 혼자서 두골을 넣은 것입니다. 단순히 골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계에서 몇 안되는 선수들이 넣을 수 있는 '원더골'이었습니다. 시즌 초반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골과 매우 흡사한 궤적과 방향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두번 모두 도르트문트의 골키퍼가 손을 쓸 수도없는 곳에 꽂혔습니다. 

이 골이 들어가면서 '손흥민 존'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양발을 모두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손흥민 선수는 좌우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패널티박스 구석에서 골대를 바로 노리는 슛이 매우 날카롭습니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기록한 골중 3분의 2이상이 이 위치에서 나왔습니다. 제게는 과거 유벤투스 시절 델 피에로를 생각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챔스 8강 진출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넣은 골은 손흥민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스날, 리버풀, 맨유, 토트넘등 EPL의 내로라하는 강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이태리의 인테르 밀란, 그리고 독일의 샬케04,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까지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그 골이후 약 2달간 골을 넣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9호골에 머무르고 있죠. 2달간 골을 넣지 못하면서 언론의 관심도 조금씩 떨어져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지난 프라이부르크전에서는 4번의 슛을 때렸고, 그중 한번은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만 손흥민은 이 찬스를 놓지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아홉수라느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손흥민은 9골을 넣은 뒤 두달이지난 지금까지 10호골을 넣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상승세로 챔스까지 노리던 팀은 아우구스부르크, 바이에른 뮌헨, 프라이부르크에게 연속해서 패배를 당하며 챔스존에서는 멀어진 느낌입니다. 특히 뮌헨에게 9대2로 패배를 당하는 장면에서는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경기를 보면 손흥민의 경기력이 나빠졌다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람했던 아우구스부르크전에서도 손흥민의 경기력은 단연 팀내 최고였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전은 팀 전체가 완전히 밀려버렸기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지만,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그의 움직임은 빛났습니다. 팀내 최고 득점자는 손흥민이 아니고 루드네브스이지만 손흥민이 팀의 중심인 것은 확실합니다. 

아직 약관 20살의 선수에게 너무 많은 기대가 주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잠시 국가대표팀에서의 기록을 상기해보자면 그는 2011년, 18세의 나이에 국가대표에 데뷔를 했습니다. 인도전에서 데뷔골을 넣었고, 10경기가 넘는 A매치를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경기력은 클럽과 다르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카타르전 단 15분만의 활약으로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 어떤 경기에서보다 더 중요한 한 골을 넣은 것입니다. 

9골에 막혀 2달넘게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 손흥민은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국가대표팀에서의 성장통은 단 한경기로 완전히 깨버렸지만, 유럽에서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성장통은 아직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듯 보입니다. 

국가대표팀의 경기에서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클럽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경기마다 그를 보기위해 스카우터가 찾아오고 있고, 챔스존에 진입하기 위한 팬들의 관심도 대단합니다. 이런 기대감을 골로 만드는 것, 그 것이 진정한 스타가 되기 위한 과제입니다. 

9호골을 넣었을 당시, 국내언론들은 그가 시즌 15호골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리그가 몇 경기 남지 않은 지금, 관건은 손흥민의 15호골이 아니라 언제쯤 아홉수를 깰 것이냐의 문제로 변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아홉수를 깬다면 15호골은 아직도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주어지는 관심을 즐기며 조금 더 자신감있게 플레이하길 바랍니다. 괜한 '아홉수'라는 말이 그의 성장에 걸림돌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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