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vs드록바, 승자도 패자도 없었던 아름다운 대결

Posted by Soccerplus
2013. 4. 10. 07:53 축구이야기

레알 마드리드와 갈라타사라이가 챔스리그 8강상대로 결정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관심이 갔던 것은 무리뉴와 그의 제자들의 만남이었습니다. 첼시와 인테르 밀란 시절 무리뉴의 애제자였던 스네이더와 드록바가 이번 겨울 갈라타사라이에 합류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입단하자마자 갈라타사라이의 주포가 된 드록바와 호날두의 만남또한 관심을 갖는 부분이었습니다. 두 선수모두 EPL시절 맨유와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 매시즌마다 득점왕경쟁을 했던 선수죠. 실력뿐아니라 매너도 갖춘 두 선수들은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스타입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갈라타사라이를 3:0으로 가볍게 이기면서 이번 대결의 승자는 확실히 결정이 난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가 갈라타사라이를 앞서고 있는 전력임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너무나 싱겁게 경기가 결정이 나버리면서,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도 멀어져 갔습니다. 오히려 말라가와 도르트문트의 대결이 더 주목을 받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부락 일마즈가 경고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결장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갈라타사라이가 레알 마드리드를 3:0이상의 스코어로 이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고, 만약 레알 마드리드가 한골이라도 넣게된다면 갈라타사라이는 5골이상의 점수를 올려야 했습니다. 정말 매우 어려운 일이었죠. 갈라타사라이가 갖고 있는 어드밴티지란, 엄청난 홈팬들의 열광이 가득한 이스탄불의 홈구장이라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3:0으로 앞서있으면서도 지난 주중 호날두, 디 마리아, 외질등을 벤치에 앉히고 코엔트랑, 바란, 케디라를 아예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으면서 이번 경기를 대비했습니다. 그리고 무리뉴는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공격적으로 나올 상대를 대비했고, 이 작전은 전반 7분만에 호날두의 골로 효과를 발휘합니다. 결과적으로 갈라타사라이는 레알을 상대로 5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죠. 갈라타사라이는 스네이더와 드록바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레알의 수비를 뚫기는 힘들었습니다. 

후반전, 테림감독은 암라밧과 사브리를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웁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유일한 어드밴티지였던 갈라타사라이의 홈 어드밴티지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레알 선수들의 폼이 그리 좋지 않아보였고, 선수들은 비록 4골차이가 났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서 엄청난 압박을 시작합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진에서 공을 돌릴때부터 4명이상의 선수들이 전방압박을 시작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간담을 서늘케 합니다.

호날두가 결정적인 찬스를 날리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를 끝장낼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그리고 축구의 흐름이라는 것이 무서운게, 이 상황에서 바로 갈라타사라이의 동점골이 터지게 되죠. 스네이더의 크로스를 에부에게 멋진 슛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드록바가 앞으로 쇄도하면서 수비수를 끌고 데려왔고, 드록바의 뒷공간에 슛팅찬스가 난 것입니다. 

그리고 동점골로 인해 갈라타사라이는 탄력을 받게 됩니다. 선수들의 압박이 더욱 더 거세졌죠. 그리고 10분 뒤 스네이더가 1차전의 히어로였던 바란을 제치고 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2분 뒤, 경기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던 드록바가 힐킥으로 골을 집어 넣으면서 상황이 정말 재미있게 돌아가게 됩니다. 12분만에 두골을 넣었고, 이스탄불의 팬들은 열광합니다. 비록 두골을 더 집어넣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드록바가 골을 넣었을 때의 분위기는 '아 정말 뒤집힐수도 있겠구나'의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강팀이었습니다. 이 분위기에 밀리지 않고 다시한번 차분히 수비를 정비했습니다. 3골을 실점한 뒤, 이렇다할 기회를 내어주지 않았고, 후반 막판 아르벨로아가 퇴장당했지만 호날두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집중을 하면서 더이상 실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경기 끝나기 직전, 호날두가 골을 넣으면서 레알은 승리를 확정짓습니다. 골이 들어가자 무리뉴와 테림감독은 서로 포옹을 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격한 태클이 몇차례씩나오면서 뜨거운 경기였지만, 그 역시도 두 팀의 열정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갈라타사라이는 첫 골을 허용했을 때부터 5골을 넣어야 했기에 조금 힘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다시한번 터키팬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35분을 남기고 첫골이 들어갔고, 남은 35분동안 4골을 넣어야하는 상황에서도 팬들은 마치 결승골을 넣은양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두골을 더 넣어주면서 터키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비록패배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준 클럽이었습니다. 

그리고 호날두와 드록바의 대결역시도 승패를 가리고 싶지 않습니다. 호날두는 첫경기와 두번째 경기에서 3골을 쓸어담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4강진출에 가장 큰 공을 세웠고, 드록바도 2차전에서 맹활약을 하고 멋진 힐킥으로 골을 성공시키면서 자신의 맡은바 역할을 다했습니다. 이미 35세의 나이지만 클래스는 죽지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활약이었습니다. 

4시간전 바르셀로나에 도착했고, 호스텔에서 스페인사람들과 축구경기를 시청했습니다. 벌써부터 이곳은 내일 경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메시의 출장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내일 경기를 직관하고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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