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언론은 야구와 축구와 비교해야하는가

Posted by Soccerplus
2013. 4. 13. 08:00 축구이야기


나는 축구블로거로 축구를 정말 많이 좋아하지만, 서울에 있을 때는 야구도 정말 많이 좋아한다. 거의 매일같이 조금이라도 경기를 보려고 노력하고, 경기를 다 못보더라도 하이라이트는 놓치지 않고 보는 편이다. 사실 많은 팬들이 그럴 것이다. 축구'만'좋아하는 사람도, 야구'만'좋아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의 스포츠언론이 어느 곳에 편향되어 있는지는 쉽지 않게 알 수 있다. 각 공중파에서는 야구 개막전이 있었던 날, 이원중계까지 해가면서 4경기를 모두 중계해주었고, 프로야구는 매경기 생중계를 볼 수 있다. 단순히 텔레비전에서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그리고 이 곳 영국에서도 영국 프리미어리그보다 한국의 프로야구 생중계를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좋은 화질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쏟아내는 이야기들과 기사들은 매일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에비해 축구는 어떤가. 공중파에서 K리그 중계를 볼 수 있는 것은 일년에 다섯번 내외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리그로 자리잡았다. 관중수의 입장에서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번 시즌부터는 승강제도가 도입되면서 더욱 더 많은 볼거리가 생겼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대표팀의 경기, 그리고 해외파축구 선수들의 경기에만 집중된다. 해외축구블로거인 내가 할말은 없는 것 같지만, 나 역시도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글을 쓰고 싶기에 K리그를 기회가 될때마다 찾아봄에도 그에 대한 글을 딱히 쓰지는 않는다. 

물론 지금과 같은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생각해보자면 당연히 야구에게 더 많이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야구의 팀이름은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다. 지역연고가 있음에도 야구는 모기업의 이름을 팀 이름으로 쓰는게 자연스러워졌다. 1회부터 9회까지, 그리고 투수교체타임, 광고를 내보낼 시간이 스무차례는 족히 넘고, 그 효과도 축구와는 비교하기 힘들다.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의 언론과 기업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정말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덕분에 많은 야구팬들이 생겼다. 한팀정도 응원하는 팀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저녁마다 친구들과의 대화는 야구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K리그를 좋아한다라는 사람, 사실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축구팬으로 이제 이정도는 당연히 이해하고 넘어간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단숨에 야구에 대한 관심을 축구로 치환한다는 것은 과욕이다. 백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유럽축구와 같은 인기를 단숨에 기대한다는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이곳에서 느낀 유럽인들의 축구사랑은 그들의 생활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에 우리나라와는 시작부터 다른 부분이다. 

하지만, 어제 헤드라인을 장식한 야구언론의 기사들은 축구팬으로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축구 선수들의 몸값이 야구와 비교해 거품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슈퍼매치의 KBS의 생중계를 위해 삼성이 2억을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2억 이야기는 아예 허위로 밝혀졌고, 야구와 축구 선수들의 몸값 비교역시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은 기사이다. 

프로리그가 세계에 4곳밖에 없고, 전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소수만이 즐기는 스포츠인 야구와, 시장이 훨씬 더 넓고 전세계에 프로리그가 몇개인지 셀 수도 없는 축구를 비교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축구 선수들의 연봉이 거품이라니, 지역연고를 갖고 있지만 엄연히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프로구단에서 거품연봉을 주면서 구단을 운영할 이유는 없다. 비판이 아닌 비난적인 기사가 지하철 가판대의 맨앞에 진열되는 스포츠 신문의 헤드라인에 장식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불쾌하다. 

왜, 꼭 축구와 야구를 비교해야할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야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축구팬으로 변변찮은 중계하나 찾아볼 수 없는 것, 이제는 초탈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가능성을 찾고 있고, 리그의 수준은 매년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승강제가 도입되며 새로운 볼거리도 만들고 있다. K리그는 투자라기 보다는 자생에 가까운 느낌으로 성장해나가고 있으며 그런 현실을 생각한다면 야구와의 비교는 상당히 억울하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조기탈락을 했고, 신생구단인 NC다이노스가 흥행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야구장이 예전만 못하는 듯하다. 그런 상황에서 야구언론들은 무언가 불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축구를 깎에 내리고, 그 동시에 야구의 상승효과를 누려보려는 듯하다. 하지만 경기장에 찾아갈 정도의 열의가 있는 축구팬이고 야구팬이라면 이런 이야기가 의미없음을 알 것이다. 굳이 내가 이 곳에 길게 쓰지 않더라도. 

도와주지 않을 거라면 악영향이라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 이러면서 내년에는 보나마나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로 축구언론으로 변모하겠지. 참으로 어이없고 씁쓸한 현실이다. 어쩌면 기업과 언론이 너무나 밀착된,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축구도 재미있고, 야구도 재미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두개의 스포츠이지만, 두 종목은 시작부터 끝까지 공통점은 공으로 하는 경기라는 것 외에는 찾을수가 없다. 야구를 위해 축구를 폄하하는 글들, 차라리 무관심해주었으면 좋겠다. 야구도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하는 팬들이 어느 한쪽을 더 좋아하는 팬보다 훨씬 더 많기에, 두 종목에 대한 대결구도보다는 공존구도를 꾀하는게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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