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골, 월드클래스 공격수의 가능성을 보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4. 14. 14:21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지독한 아홉수, 손흥민 선수는 리그 경기에서 2달동안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2달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혼자서 2골을 뽑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빅클럽들의 구애를 받았습니다만 그 이후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재계약과 관련되어 구단과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듯 보였었고, 본인도 확실한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하며 자칫 슬럼프에 빠질수도 있겠다라는 우려까지 들더군요. 

하지만 손흥민 선수는 분데스리가 29라운드 마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2골을 주워담으며 아홉수를 탈출함은 물론 11골로 차범근 선수이후 첫 빅리그 두자리수 골기록, 그리고 팀내 득점 공동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득점순위도 9위로 껑충뛰어오르면서 10위권에 진입을 했습니다. 10위권이내에 손흥민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그보다 어린 선수를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스무살의 나이에 득점랭킹 탑10, 분명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손흥민은 정말 오랜만에 선발 원톱으로 나왔습니다. 루드네브스를 그간 원톱으로 사용하거나 몇몇 경기에서 손흥민과 루드네브스를 투톱으로 사용하던 함부르크였지만 최근 연패가 답답했는지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4-4-1-1 포메이션이었고 손흥민의 뒤에 반 더 바르트가 위치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2:1 승리, 최근 3연패를 마감하고 시즌 막판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의 MVP는 단연 손흥민이었습니다. 사실 손흥민 선수가 좋을때는 정말 좋지만, 아직 20살의 선수이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선수가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최근 연결되고 있는 빅클럽에서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은 사실 반신반의였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계속되고 경기를 치루면서 손흥민에 대한 물음표는 서서히 물음표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마인츠와의 경기는 그 가능성을 확실하게 증명해준 경기였습니다. 

손흥민은 타고난 골 결정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첫번째 골에서 잘 드러납니다. 함부르크가 강력하게 전방 프레싱을 가하면서 공을 빼앗았습니다. 수비는 두명이 있었고, 그 가운데에 손흥민이 자리했습니다. 볼을 빼앗고 압박이 성공할 것 같자 손흥민은 반사적으로 빈 곳으로 이동합니다. 반 더 바르트의 패스는 손흥민에게 1:1 찬스를 만들어주었고, 그 상황에서 손흥민 선수는 논스톱으로 골을 기록합니다. 볼을 빼앗고, 손흥민의 발에 공이 오기까지는 단 2초, 그 짧은 순간에 손흥민 선수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이것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장면입니다. 

만약 손흥민이 볼을 잡고 더 편한 상황에서 슛을 시도하려고 했었다면 뒤에서 쇄도하던 수비수에게 가로막혔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한번 수비수를 제쳐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그 시간에 또 다른 수비가 들어오게 됩니다. 1:1 찬스가 순식간에 무산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손흥민은 좋은 위치선정과 빠른 상황판단으로 골을 기록합니다. 이게 보기에는 쉬워도 넣기가 쉬운 골이 아닙니다. 논스톱으로 골키퍼와 골문사이를 노렸고, 정확하게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단 2초만에 벌어진 상황입니다. 

두번째 골은 손흥민이 왜 빅클럽으로부터 구애를 받는지를 확실하게 알게해준 골이었습니다. 베스터만이 공을 차단하자마자 손흥민은 전방으로 쇄도하기 시작합니다. 1골을 허용하고 동점을 넣어야 했던 마인츠기에 수비수들이 라인을 매우 끌어올려 경기했습니다. 그리고 뒤에 생긴 엄청난 뒷공간을 손흥민이 노린 것이죠. 공간으로 쇄도했고, 손흥민의 빠른 상황판단은 다른 수비수들보다 두걸음은 앞선 1:1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의 스피드는 수비수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공을 몰고 뛰는 것이 그냥 뛰는 것보다 더 빠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스피드를 자랑하며 30m를 혼자서 드리블해나갔습니다. 엄청난 스피드였으며 한번의 볼터치실수 없이 골키퍼와 1:1상황을 맞이한 것이죠. 

많은 거리를 정신없이 뛰어왔고, 이럴 때일수록 많은 선수들이 슛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골키퍼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침착했습니다. 두번의 페이크 동작으로 골키퍼를 완전히 제꼈고, 골키퍼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바로 슛하지 않고 침착하게 한번더 볼을 터치하며 여유를 보였습니다. 수비수가 골대로 황급하게 들어왔지만 공보다 사람이 빠를 수는 없었습니다. 손흥민은 빈 공간에 골을 꽂아넣으면서 두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월드클래스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부분이 많지만 이 두 골장면을 본다면 그 가능성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두개의 찬스를 정확하게 손흥민 선수처럼 성공시킬 선수가 리그에서 몇이나 될까요. 손흥민과는 다른 스타일로 2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찾아볼 수 있지만, 이런 골을 연속해서 넣을 수 있는 선수는 분데스리가를 떠나 세계에서도 많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경기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은 그가 아직 성장해나가야할 과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런 골을 20살의 선수가 넣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가 주목해야할 유망주임을 증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골을 추가하면서 11골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유럽 빅리그에서 20세이하의 선수가 10골이상을 넣은 경우는 손흥민을 포함해 첼시 소속으로 웨스트 브롬에 임대되어있는 로멜루 루카쿠, 그리고 밀란의 스테판 엘샤라위밖에 없습니다. 다른 리그보다 4경기를 덜 치룬상황에서 이런 기록을 낸 손흥민 선수입니다. 당연히 빅클럽이 원할수 밖에요. 

남은 리그 경기는 5경기,손흥민 선수가 물오른 골감각을 시즌막판까지 이어가면서 그의 몸값을 더 올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내친김에 연속골기록과 함께, 카가와 신지의 기록인 13골을 넘어 15골까지 넣어주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서 세계적인 스트라이커가 나올 수 있을것 같다라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어제 경기에서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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