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밀러 효과'이은 최악의 사건 '토니 페르난데즈 효과'

Posted by Soccerplus
2013. 4. 17. 09:00 축구이야기

지난 2011년 여름, 11-12 시즌을 앞둔 프리시즌 경기에서 한국축구와 볼튼에 정말 뼈아픈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프리시즌 볼튼은 하위리그인 뉴포트 카운티와 친선경기를 펼쳤고, 그 경기에서 톰 밀러 선수가 말도안되는 태클로 이청용 선수의 시즌을 날려버렸습니다. 프리시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리고 스포츠맨쉽에도 어긋나는 말도안되는 태클이었고, 리그 최고의 윙어로 성장중이었던 이청용 선수의 선수인생에 빨간 불이 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톰 밀러의 살인 태클은 마치 '나비 효과'처럼 많은 비극들을 탄생시켰습니다. 톰 밀러의 태클로 이청용 선수가 시즌 아웃되면서 전력이 급하락한 볼튼은 막판 퀸즈파크에게 추월당하면서 강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때 리그에서 손꼽히는 윙어였던 이청용 선수가 2부리그에서 뛰게 된 것이죠. 거기에 원래대로라면 '강등당해야 했을' 퀸즈파크는 리그에 남아 박지성 선수를 영입하고, 이제 강등선고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거기에 박지성 선수가 영입되면서 윤석영선수까지 QPR에 합류했습니다. 엄청난 비극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야 합니다. 희대의 협상왕인 '토니 페르난데스'입니다. 토니 페르난데스는 에어 아시아의 최고 경영자이자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입니다. 참으로 놀라울만한 협상능력을 가졌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영입과정에서부터 엄청난 협상가의 모습을 발휘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팀에서 이적할 것을 결심했고, 많은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던 것이 바로 QPR이었죠. 토니 페르난데스는 박지성 선수의 영입을 위해 한국에 직접 방문하는 정성을 보였고, 그의 연봉도 어느정도 보전해주었을 뿐더러 클럽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박지성선수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영입으로 QPR은 월드클래스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들의 영입에 연이어 성공합니다. 한 때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훌리우 세자르가 팀에 합류했고, 첼시의 조세 보싱와도 팀에 합류했습니다. 스테판 음비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에스테반 그라네로, 그리고 블랙번의 에이스였던 주니어 호일렛까지 많은 선수들이 입단했습니다. EPL에서 간신히 강등권탈출에 성공했던 17위팀에 빅이어를 들어올린 선수가 3명이나 들어온 말도 안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막내린 겨울이적시장에서도 협상가 토니 페르난데스는 그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뎀바 바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렸던 로익 레미를 하이재킹하면서 주전 공격수의 자리를 채웠고, 토트넘에서 타운젠드를 임대로, 제나스를 완전 이적으로 데려왔고 라이언 넬슨의 빈자리를 크리스토퍼 삼바로 채우게 됩니다. 거기에 대한민국 왼쪽의 희망인 윤석영까지 데려왔습니다. 강등이 눈앞에 보이는 팀에 이렇게 좋은 선수들을 데려온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효과는 많은 선수들의 신상에 큰 변화를 주게 됩니다. 세계적인 클래스를 보여주던 박지성 선수를 졸지에 EPL강등팀에서도 벤치에 머물게 만들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그라네로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음비아, 세자르, 보싱와등 그의 말을 믿고 팀에 들어왔던 많은 선수들이 다음 시즌 새로운 클럽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협상가 페르난데스를 이용해 자신의 실리를 챙기기도 합니다. 삼바와 레미가 그 주인공인데 강등시 이적허용조항을 받아내며 두둑한 연봉과 함께 EPL무대에 대한 적응이라는 보너스까지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토니 페르난데스는 한국축구의 역사에는 악역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영웅이자 아시아축구에도 큰 족적을 달성한 박지성의 커리어 마지막에 아주 큰 먹칠을 했으니 말이죠. 레드냅은 박지성을 겨냥해 팀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페르난데스는 1년전과는 다른 얼굴로 그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박지성의 팬으로써 너무나 안타깝고 얼른 팀을 나가길 바랄뿐입니다. 

박지성은 다음시즌 팀을 나가면 되지만 윤석영선수는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레미나 삼바처럼 리그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 자신의 가치를 알렸으면 다음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구단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경기에도 나오지 못하면서 리그 적응은 커녕, 폼은 폼대로 하락하고, 국가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맨시티, 풀럼등의 구애를 뿌리치고 얻은것은 리그 경기에 단 한차례도 서브에도 들지 못하는 치욕과 2부리그 행입니다. 

톰 밀러로 시작해 토니 페르난데즈로 이어지는 한국축구의 불행 다음시즌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보경선수의 사례를 보면 또 2부리그로 내려오는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QPR이란 클럽과 토니 페르난데즈라는 인물은 좋게 기억할래야 좋게 봐줄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QPR팬들에게는 해외 유명선수들을 자신의 클럽에 데려다주니 좋아할 수 밖에요. 아직도 퀸즈파크 레인저스의 홈구장을 직관가면 후반 중반, 토니 페르난데스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구단주를 응원하는 팬들, 그리고 그 구단주에 당한 한국,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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