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5호골, 아욱국 임대는 최고의 힐링캠프였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19. 07:13 해외파 이야기/지동원

지난 1월, 선더랜드에서 올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하던 지동원 선수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우구스부르크로 임대되었습니다. 올림픽에서 활약을 하긴 했지만, 리그에서 출장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면서 국가대표팀에서도 멀어져있던 상황이었고 대중의 관심에도 약간 빗겨나있던 선수였습니다. 이렇다할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에 휩쌓이기 시작했고, 그는 마틴 오닐의 선더랜드에서 완전히 잊혀진 존재였습니다. 벤치에 앉기도 힘들었습니다. 

한때는 K리그 유턴설까지 돌았을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만, 구자철 선수의 강력한 추천속에 지동원 선수는 아우구스부르크에 임대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오늘, 지동원 선수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습니다. 2년전 아시안컵에서 4골을 넣으며 득점2위를 기록했던 그 때의 임팩트를 다시 찾았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라는 클럽은 위기의 벼랑끝에 몰려있던 지동원에게 힐링캠프였습니다. 

첫경기부터 지동원선수가 무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습니다. 일단 선발기회가 주어졌고, 정말 저래도 괜찮을까라고 생각이 들정도로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아우구스부르크의 성적은 리그 최하위권이었고, 새로 임대온 지동원에게 기댈수밖에 없었습니다. 팀의 재정이 워낙에 좋지 않아 선수층도 얇고, 선수들의 면면도 뛰어난 선수가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전력이었습니다. 전반기 아우구스부르크의 성적은 1승 6무 10패였습니다. 낭떠러지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동원과 아우구스부르크는 후반기 함께 비상했습니다. 지동원 선수는 17경기를 모두 출장하며 5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골을 넣은 4경기에서 아우구스부르크는 모두 승리를 챙겼습니다. 지동원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챙긴 승점이 12점인데, 아우구스부르크는 전반기 17경기에서 승점 9점을 얻는데 그쳤으니, 그의 가세가 얼마나 큰 힘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동원은 완벽히 부활했습니다. 가능성을 갖고 있는 유망주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입니다. 선더랜드에서는 출장기회가 워낙 주어지지 않아 그 자신감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면, 아우구스부르크에서는 출장기회를 꾸준히 부여받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사실 저조차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올림픽에서도 경기력이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었기에 지동원 선수가 주전기회를 잡아도 기회를 살리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동원 선수는 정말 기를쓰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17경기에서 5골, 전방 센터포워드가 아닌 2선에서 뛴 선수에게는 대단한 골기록입니다. 아우구스부르크의 미드필더라인이 굉장히 허약하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대단합니다. 이 기세 그대로 풀시즌을 소화했을 경우 10골이라는 기록이 나옵니다. 독일전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골기록이 12골이니, 지동원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21세의 어린나이에 아직 성장가능성이 무한합니다. 

유럽에서의 축구생활이 그리 밝아보이지 않던 지동원에게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렸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가 완전임대조항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있는데, 만약 아우구스부르크가 적당한 가격을 만족시킨다면 다음 시즌 다시한번 풀타임 주전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묀헨글라스바흐등 독일 여러클럽이 그에게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선더랜드에서의 여론도 변했습니다. 감독이 바뀌었고, 팬들도 그의 분데스리가 활약상을 듣고 데려오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를 치루면 치룰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첫골을 넣을때까지 6경기를 기다려야했지만 이후 11경기에서 5골을 넣었습니다. 특히 최근 6경기동안 4골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고, 그의 슛과 움직임은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팀의 경기력이 들쑥날쑥하기에 그에게 주어지는 기회도 들쑥날쑥하다는 아쉬움이 있긴하지만, 아우구스부르크로의 임대는 그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대표팀에서도 더 많은 비중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비록 지난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때와 지금의 지동원은 다릅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성장해가고 있고, 공격지역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에 그의 가치는 더욱 더 높아질 것입니다. 구자철과 지동원이 결장할 남은 3경기에서 해외파의 자존심을 세워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고의 '힐링 캠프'였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어느 곳으로 그 행보를 이어갈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지난시즌을 시작할 때보다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외면받았습니다만, 분데스리가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를 데려온 아우구스부르크도 2년연속 잔류라는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좋은 게스트가 프로그램을 살려낸 사례라고 해야할까요? 지동원 선수의 5호골이 너무나 반갑고, 그의 부활이 너무나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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