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에겐 달라도 너무 다른 맨유와 QPR

Posted by Soccerplus
2012. 8. 26. 08:42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어젯밤에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이 뭐가 다른지를 알 수 있는  EPL 2라운드가 펼쳐졌습니다. 늘 우리나라의 EPL중계는 박지성 선수의 출장여부와 관계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우선순위였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맨유가 풀럼과, 그리고 QPR과 노리치시티가 같은 시간에 경기를 치뤘습니다. 평소와 같았더라면 당연히 맨유과 풀럼의 경기를 봐야했겠지만, 박지성 선수가 이적한 QPR의 경기가 우선순위였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없었다면 아예 관심도 없었을 경기였겠지요.

한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맨유에서처럼 박지성 선수의 출장여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주장완장을 차고 나오는 박지성 선수를 매번 볼 수 있게 되었고, 어떤 포메이션이든지 박지성 선수를 핵심으로 기용하기에 박지성을 보고 싶은 팬들에게는 더욱 더 좋은 일입니다. 저에게도 박지성선수가 QPR로 이적하게 되면서, 사실 마음 한구석이 좋지 않기도 했었지만 또 박지성 선수의 출장기회를 생각하니 기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를 보면서, 박지성 선수의 맨유시절이 그리워졌습니다. 맨유와 QPR은 달라도 너무 다른 팀이었고, 박지성 선수의 클래스를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에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차라리 2010년 박지성 선수가 국가대표로 뛰던 시절이 훨씬 더 나을 정도로, QPR이 시즌을 시작하고 치룬 두 경기는 답답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는 디아키테와 더불어 중앙 미드필더로 나왔습니다. 디아키테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고 박지성 선수는 중앙에서 많은 지역을 커버하면서 컷팅과 패스를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파트너였던 디아키테의 수준은 경기내내 해설위원이 지적했듯 EPL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계속해서 불안한 키핑과 어설픈 패스로 상대에게 소유권을 내어주고 말았고, 이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선수는 박지성 선수였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뒤에서 박지성 선수가 더 공격작업에 충실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하는 포지션의 디아키테였지만, 어젠 이도 저도 아닌 그저 트러블메이커였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맨유에서 7년동안 웨인 루니라는 EPL최고의 공격수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QPR에 와서는 프랑스의 지브릴 시세가 호흡을 맞추게 되었죠. 패스가 뛰어난 공격수인 루니와 정말 좋은 호흡을 자랑했고 그를 통해 어시스트도 많이 올렸던 박지성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시세는 루니급의 공격수가 아니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좋은 패스를 줄 때마다 오프사이드위치에 서있었고, 박지성의 스루패스를 이상하게 날려먹었습니다. 전반전에 PK도 실축을 했지만 자모라가 좋은 위치선정으로 골을 넣었기에 비난을 면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팀내 최고평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팀내 최고평점이라는 것이 상당히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다른 선수들이 그를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 느껴지는 경기였고, 많은 영입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빈틈이 많은 팀이었습니다.

박지성 선수를 쓰는 법을 가장 잘 알았던 퍼거슨 감독이 그립기도 했습니다. 물론 팀의 중앙 자원이 없기에 박지성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왔던 것이었지만, 퍼거슨 감독이었다면 자모라나 시세 대신 후반전에 나왔던 션 데리를 투입하고 박지성 선수에게 공격작업의 중심을 맡겼을 것입니다. 확실히 중앙 미드필더의 자리는 박지성에게 어울리지 않았습니다만, 팀내에서 이 자리를 소화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 더 슬픈일입니다. 스콜스와 캐릭이 생각나는 경기였습니다.

QPR은 많은 선수들과 이적이 링크되어있습니다. 훌리우 세자르, 마이클 도슨, 커트 조우마, 조 콜과 같은 선수들이 모두 링크되어있고, 또 어떤 선수들을 데려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팀의 전력상승요인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조직력이 어떻게 가다듬어질지 궁금합니다. 중원에서 파울린이 부상복귀가 된다면 박지성 선수가 더 전방에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인데, 그 떄까지는 아직 4주가 남았다는게 참 마음이 아픕니다.

선수들의 영입에도 불구하고 QPR의 답답한 경기는 앞으로 몇라운드동안 계속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예정된 세 경기가 맨시티, 첼시, 토트넘과의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QPR이 이 세 경기에서 승점을 몇점이나 딸 수 있을지, 그리고 첫승은 언제 기록할지 궁금합니다. 저 세경기가 끝나면, QPR의 순위가 가장 낮은 곳에 있지는 않을지도 걱정이네요. 하루빨리 좋은 선수들의 영입으로 팀이 제자리를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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