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페르시 잃은 아스날, 포탄잃은 포병대

Posted by Soccerplus
2012. 8. 27. 09:56 축구이야기

아스날이라는 구단을 떠올리면 미드필더에서의 빠른 패스웍과 다이나믹한 공격이 생각납니다. 중원에서 빠르게 패스를 가져간 뒤, 상대의 문전까지 압도하는 쉴새없는 공격은 아스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습니다. 물론 이에 비롯되어 만들어진 애칭은 아니지만, 그런 의미에서 아스날의 애칭인 Gunners(포병대)는 아스날의 팀컬러에 제법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여러 팀 가운데에서도 관심있게 경기를 보게되는 팀이었죠.

수년전에는 앙리가 나갔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파브레가스가 팀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이외에도 나스리, 아데바요르등등 팀에서 중심을 맡고 있던 선수들이 팀을 나갔습니다만 아스날은 챔스권의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최대의 위기라고 알려졌던 지난 시즌에도 선수들의 부상이 줄지어 있었습니다만 아스날 입단 이후 첫 풀시즌을 소화한 반 페르시의 활약덕분에 빅4의 체면을 살렸습니다. 벵거감독의 지도력도 한 몫을 했고, 이적시장 막판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 구심점역할을 하던 반 페르시가 라이벌 맨유로 이적했습니다. 반 페르시가 맨유입단 두 경기만에 데뷔골을 넣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스날은 두 경기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부진에 빠졌습니다. 2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고, 특히 어제 열렸던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이렇다할 찬스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아스날은 공격쪽에 좋은 영입을 해왔다고 자부했습니다. 프랑스 국가대표로 리그앙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올리비에 지루, 이제는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익숙한 루카스 포돌스키를 데려왔고, 공격적인 미드필더로 산티 카솔라를 데려왔습니다. 세 선수모두 어느정도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그리고 숫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옵션을 보유했기에 반 페르시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두 경기 무득점을 기록했고, 경기가 답답하게 흘러나갈 때마다 해설자들은 반 페르시의 이름을 언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아스날의 중심은 중원의 패스워킹에서 나오는 것이고, 지난 시즌 파브레가스가 잃자 그 중심이 반 페르시에게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 페르시의 압도적인 기량덕분에 나온 비정상적인 균형이었고, 반 페르시도 전형적인 공격수의 위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정도의 위치에서 전진하는 움직임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간간히 수비수의 뒷공간을 돌아나가는 플레이에서 골이 많이 터졌던 이유도 반 페르시의 원래 위치에서 벗어난 움직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벵거감독은 포돌스키-지루-제르비뉴의 쓰리톱을 가동했습니다. 전반 초반 포돌스키가 반짝하긴 했지만 세선수모두 엉망의 플레이였습니다. 특히 개막전에서도 미숙한 골결정력을 보여주었던 지루는 막판 결정적 찬스를 날려먹으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반 페르시와는 다른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피지컬을 앞세운 공격을 하고 있지만, 미숙한 볼키핑과 패스는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데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센터포워드의 위치에서 교체로 뛸 수 있는 샤막과 박주영이 아예 후보명단에도 없는 상황에서 지루는 앞으로도 중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두 경기를 토대로 본다면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국가대표팀과 분데스리가에서 클래스를 보여준 포돌스키도 좌측윙은 자신에게 최적의 위치가 아닌듯 보였습니다. 지루라는 좋은 피지컬을 가진 공격수가 있음에도 측면크로스보다는 중앙돌파를 선호했고, 슛팅은 골대를 번번히 벗어났습니다. 제르비뉴도 드리블에만 의존하면서 공격 템포를 다 죽여버렸죠. 이 두선수는 후반 나란히 교체되었고, 교체로 나온 옥슬레이드 쳄벌레인과 시오 월콧도 제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볼을 잡았을 때의 움직임도 문제였지만 미드필더와의 연계도 좋은부분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거리가 멀어졌고, 반 페르시의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이적해온 카솔라가 정말 발군의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패스를 넣어줄 곳이 없어 양쪽윙으로 롱패스만을 뿌렸습니다. 아스날 스타일의 짧은 패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공격수들의 컨디션보다 더 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굳이 박주영 선수를 거론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지루의 모습을 본다면 왜 박주영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까 의심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지루의 두 경기는 그만큼 실망스러웠습니다.

9월에 아스날은 리버풀과 맨시티 그리고 첼시를 만나게 됩니다. 어떤 팀의 전환점이 없다면, 9월이후 순위는 작년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스날 팬들에게서 다른 공격수의 영입이야기가 계속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벵거감독이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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