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부상, 카가와에겐 기회 또는 위기

Posted by Soccerplus
2012. 8. 29. 08:12 축구이야기



지난 맨유와 풀럼과의 경기에서 맨유의 핵심중 핵심인 루니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부상을 당하자마자 보였던 출혈은 2개월부상이 납득이 가게 만듭니다. 아무리 빠른 부상회복 속도를 보이는 루니지만 최소 1개월반정도의 결장은 불가피해보입니다.

작년의 맨유라면야 이는 아주 큰 위기였겠지만, 올 시즌에는 루니의 공백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일단 루니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줄 수 있는 반 페르시가 지난 경기에서 클래스를 보여주면서 걱정을 덜어주고 있고, 또 다른 루니의 역할을 해줄 카가와 신지도 새로 입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는 모두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팀에 합류했기에 퍼거슨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카가와 신지는 맨체스터 이브닝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세컨탑에서 뛸 기회가 올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이 막중해진대에 대한 책임감을 말했습니다. 국내 기사로는 루니의 부상이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졌지만 이는 카가와의 발언이 아닌, 루니의 부상으로 카가와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기사제목이었습니다. 현지언론의 그런 기사 제목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제목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카가와의 멘탈을 의심했지만, 팀에 갓 합류한 선수가 그런 말을 할리가 없습니다.

일단 카가와 신지는 두 경기를 통해 자신의 수준이 맨유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첫 경기는 루니의 아래자리에서 세컨톱자리를 수행했고, 두번째 경기에서는 반 페르시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세계는 루니와 반 페르시가 이룰 파트너쉽에 대해 주목을 하고 있지만, 이적생들에게 초반 기회를 넉넉하게 주는 스타일인 퍼거슨 감독은 루니를 빼고 두 이적생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카가와는 이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으면서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이러한 퍼거슨의 용병술을 살펴보자면 루니의 빈자리는 앞으로 카가와와 반 페르시의 투톱으로 밀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웰백은 좌측윙으로 많이 기용되는 모습이고, 선수들의 부상이 많기에 카가와는 당분간 맨유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반 페르시의 입단이후 카가와는 사실 불안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량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반 페르시를 넘기는 힘들고, 루니와 반페르시가 이룰 투톱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입니다. 퍼거슨감독은 확실히 카가와와 반 페르시를 모두 공격옵션으로 활용을 하고 싶어했고, 좋은 윙어들을 벤치에 앉히는 모험도 가동했습니다. 거기에 루니의 부상이라니, 카가와에게는 주전도약을 위한 기회가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다가온 것입니다.

반 페르시가 가장 앞쪽에서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카가와가 루니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카가와가 앞서 언급한 두 선수를 넘어설 만한 선수는 아니기에, 맨유에서도 조연의 위치에서 뛸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앞으로 한두달동안은 주연의 위치에서 뛰게 되는 것입니다.

맨유의 앞으로의 일정은 사우스햄튼과 위건입니다. 맨유정도면 충분히 격파가 가능한 팀이죠. 이 두경기에서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치루는 세경기가 중요해보입니다. 바로 리버풀과의 더비전과 토트넘과의 일전, 그리고 지난해 0:3으로 패배했던 뉴캐슬원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두 경기와 다음 세경기는 그 수준이 다릅니다. 강팀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다는 것은 한 선수의 클래스를 인정받는다는 의미이외에도 앞으로 맨유에서의 날들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 페르시의 영입으로 인해 그저 좋은 공격 옵션쯤으로 취급받았던 카가와는 확실한 주전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습니다. 만약 리버풀-토트넘-뉴캐슬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앞으로도 계속 선발로 나올 공산이 큽니다. 자신이 믿는 선수라면 포지션을 이동시켜서라도 주전으로 기용하는 성향의 퍼거슨감독이기에 루니와 반페르시와 상관없이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측면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혹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올 가능성도 있고, 상대팀에 따라 루니와 반 페르시와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카가와에게는 부담스러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팀에 적응도 하기전에 중심의 위치에서 경기를 치룬다는 것은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진한 활약을 보여준다면, 앞으로도 그의 입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맨유는 한 시즌에 60경기를 치루는 팀이고, 주중 챔스리그 예선이 이어지기에 그의 출장 기회는 어느정도 보장되겠지만, 박지성 선수와 같이 주요경기에 중용받는일은 없어질수도 있습니다.

루니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29일 첼시전은 카가와에게 맨유에서의 성공여부를 가려줄 첫번째 성적표가 될 것입니다. 그간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으로 주전자리를 잡는다면 첼시원정에서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다면 벤치를 달굴 것입니다. 그 다음주에 열릴 아스날과의 '반 페르시 더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좋은 기량을 갖고 있지만,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오래도록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과연 카가와가 맨유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앞으로 두달동안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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