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송 공백에 대처하는 아스날의 자세

Posted by Soccerplus
2012. 9. 3. 08:00 축구이야기


아스날과 리버풀은 맨유 첼시와 함께 빅4를 형성하던 팀이지만, 몇시즌 전부터 이 빅4라고 말하기에는 다른 팀들보다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 우승팀 맨시티와 전통의 강호 맨유, 그리고 알찬 보강과 챔스리그 디펜딩 챔피언에 빛나는 첼시가 빅3군으로 형성이 되어있고, 아스날, 리버풀, 뉴캐슬, 토트넘과 같은 팀이 4위권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이되었습니다. 두 팀모두 상당히 기분나쁠 수 밖에 없는 예측이었죠.

그런 두 팀은 나란히 앞선 두 라운드에서 1무 1패, 2무라는 답답한 성적을 거두면서 팬들의 우려를 샀습니다. 이적시장에서 반 페르시를 내어준 아스날은 공격력의 빈곤에 휩쌓였고, 새로운 감독을 데려온 리버풀은 무언가 맞지 않는 조직력이었습니다. 두 팀은 서로를 반드시 눌러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를 만났고, 매시즌마다 두 팀의 경기는 흥미진진했기에 어제 경기는 상당히 기대가 되는 경기였습니다.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아스날이 2:0으로 리버풀을 누르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아스날의 포백은 철벽수비를 자랑하며 한두차례의 찬스말고는 기회를 내어주지 않았고, 공격에서 포돌스키와 카솔라의 이적생 듀오가 골을 넣으면서 그간 지적되었던 공격력에 대한 우려도 어느정도 해소시켰습니다. 스완지 시절 부드러운 패싱플레이를 강조하던 로저스의 중원을 상대로 아스날의 카솔라-아르테타-디아비의 중원은 모두 패스성공률 90퍼센트 이상을 보이면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했습니다. 리버풀의 공격진은 너무나 답답했고, 웨스트햄으로 이적한 앤디 캐롤이 그립기까지 했습니다.

아스날은 사실 늘 4강권에는 드는 팀이었지만 이번 시즌은 정말로 걱정이 되는 시즌이었습니다. 공격의 핵인 반 페르시의 공백은 너무나 크게 느껴졌고, 그 공백은 두경기연속 무득점이라는 기록으로 나타났습니다. 거기에 중원의 핵인 송의 공백역시 반 페르시의 공백과 맞먹는 것이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아스날의 야전사령관역할을 하던 송이 빠짐으로 인해, 아스날의 미드필드뿐 아니라 수비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샀죠. 하지만 아스날은 견고한 수비와 강력한 허리의 힘으로 이 두 선수의 공백을 매웠습니다. 

송의 자리에서 선발출전한 것은 아르테타였습니다. 공격적인 롤과 수비적인 롤을 동시에 맡았던 아르테타는 조금 더 아래의 위치로 배치되어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았죠.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습니다. 수비의 측면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지 않았던 선수기에 그의 수비형미드필더 기용에 의구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만 이 기용은 오늘 승리의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아르테타는 중원에서 상대의 패스를 컷팅하면서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에 도움이 되었고, 리버풀은 좀처럼 아스날의 중원을 넘지 못했습니다. 아르테타가 살아나니 디아비가 좀 더 수직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고, 디아비의 공격가담은 아직 다듬어 지지 않은 아스날의 공격에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3경기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아스날의 최대강점은 단단한 수비조직력에있습니다. 지난 두경기에서 단 10개의 슛팅밖에 허용하지않은 아스날은 과거 철의 포백을 생각나게 할 정도였는데요, 오늘 경기에서는 19개의 슛팅을 허용했지만 그중 유효슛팅은 4개밖에 되지 않았고, 이렇다할 좋은 찬스가 없었다고 말해도 괜찮을 정도로 제대로된 슛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막판 베르마엘렌이 부상을 당하면서 수비가 흔들리기 전까지 리버풀은 제대로된 공격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아스날을 넘지 못했습니다.

반 페르시가 나가면서 공격 조직력에 구멍이 생긴 점도 오늘 경기에서 두골을 기록하며 걱정을 덜게 만들었습니다. 포돌스키와 카솔라는 나란히 한골을 넣고 서로의 골에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이 두 골을 제외하고는 좋은 찬스가 없었지만, 이는 두 선수의 문제라기보다는 지루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리그 최고의 공격수인 지루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있는 것 같아 걱정스러웠습니다. 포돌스키와 카솔라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아스날에 입단한 선수이고, 각각 독일과 스페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입니다. 카솔라는 공격형 미드필더자리에서 쉴새없이 공격진을 누비며 옛 파브레가스의 향수를 느끼게 만들었고, 포돌스키의 결정력은 찬스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포돌스키의 첫골이 아니었다면 이날 경기는 혼전의 양상으로 끌려갈 가능성이 높은 경기였습니다.

단단한 수비와 미드필더의 조직력, 그리고 공격진의 결정력이 살아나면서 아스날은 난적 리버풀을 물리쳤습니다. 그리고 이 시즌 첫 승리보다 경기내용에서 희망적인 모습이 많이 보였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됩니다. 반 페르시와 송이 나갔음에도 이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준 아스날은 역시나 저력의 팀이었습니다. 지루만 살아나준다면, 아스날의 이번 시즌 빅4수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반면 리버풀은 여러모로 난국이었는데, 수아레즈와 제라드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기에서 경기를 풀어갈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 골을 내어주었지만 조 알랜과 라힘 스털링의 활약은 고무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브랜든 로저스식 축구가 리버풀 선수들에게 유입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조직력이 몇경기 뒤에는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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